분노가 삼키는 나를 구하는 법 – 『리어 왕』과 감정 조절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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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노가 당신의 이성을 삼켜버릴 때, 당신은 어떻게 그 파도에서 빠져나오나요?" 우린 때로 나의 분노를 감당하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차오른 분노가 그처럼 우리의 이성을 집어삼키려 할 때, 『리어 왕』은 그 위험한 경계를 비추는 거울이 되어줄 거에요. 셰익스피어는 한 왕의 파멸을 통해 우리에게 말합니다. 감정에 지배당하는 순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왕국을 무너뜨리게 된다고. 당신의 내면에 숨어있는 리어 왕 어쩌면 당신은 오늘도 그 순간을 맞이했을지 모릅니다. 마치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처럼, 이성의 왕좌에서 내려와 분노라는 폭풍 속으로 자신을 던지는 순간을. 중요한 회의에서 동료의 한마디가 당신의 모든 준비를 무색하게 했거나, 가족과의 대화 중 의도치 않게 터져 나온 말 한마디가 평화로운 저녁을 산산조각 냈을 수도 있습니다. 리어 왕이 그의 영토를 딸들에게 나누어 주며 던진 질문 "누가 나를 가장 사랑하느냐?" 이 질문 뒤에 숨겨진 것은 무조건적인 충성과 애정에 대한 갈망이었습니다. 그러나 막내딸 코델리아가 진실된 대답을 했을 때, 리어는 폭발적인 분노에 사로잡혀 그녀를 추방합니다. 비극의 서막은 리어 왕이 자신의 왕국을 세 딸에게 나누어 주려는 계획에서 열립니다. 그는 단순히 재산을 분배하는 것을 넘어, 공개적인 자리에서 딸들에게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표현하도록 요구합니다. 이는 단순한 상속 계획이 아니라, 그의 허영심과 자아도취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의도가 깔려 있습니다. 첫째 딸 고너릴과 둘째 딸 리건은 아버지의 의중을 파악하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과장된 사랑을 고백하며 리어를 만족시킵니다. 그러나 리어가 가장 총애했던 막내딸 코델리아는 이러한 아첨의 게임에 참여하기를 거부합니다. 그녀는 "아무것도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Nothing, my lord)"라고 ...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영원한 젊음의 대가

 

작품 소개와 배경

오스카 와일드의 유일한 장편소설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아름다움과 젊음에 대한 집착, 인간의 이중성, 그리고 도덕적 타락을 다루는 문학의 명작입니다. 1890년에 발표된 이 소설은 19세기 런던 상류 사회를 배경으로 아름다움에 집착한 한 젊은이의 타락과 몰락을 그리고 있으며, 유미주의(탐미주의) 문학의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도덕주의와 대립되는 유미주의 사상을 담고 있으며, 초판 발표 당시 "부도덕하다"는 이유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이 소설을 통해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유미주의의 핵심 철학을 표현하면서도, 무분별한 쾌락 추구의 결과를 경고하고 있습니다.


백색 조끼와 검은 넥타이를 한 남성이 다른 남성과 가까이 마주 보며 대화하는 장면. 그는 도리언 그레이다. 그의 눈빛에는 묘한 매력이 깃들어 있으며, 어둑한 배경이 긴장감을 더한다.


주요 등장인물

도리언 그레이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스무 살이 막 넘은 나이로 귀족인 켈소 경의 외손자입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고개를 돌려 다시 쳐다볼 정도로 뛰어나게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습니다. 그는 초상화를 통해 자신의 영혼을 바꾸어 영원한 젊음을 얻게 되지만, 점차 타락의 길로 접어듭니다.

바질 홀워드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입니다. 긍정적이고 따뜻한 성격을 지녔으며, 도리언을 처음 만났을 때 그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초상화를 그리게 됩니다. 그는 도리언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얻었다고 생각하며, 도리언에 대한 순수한 우정과 예술적 열정을 지닌 인물입니다.

헨리 워튼 경바질의 친구로, 쾌락주의적 인생관을 가진 냉소적이고 영리한 인물입니다. 그는 박학다식한 두뇌와 재치있는 입담을 가졌으며, 도리언에게 아름다움의 유한함과 쾌락주의 철학을 심어줍니다. 사실상 도리언의 타락을 이끄는 유혹자 역할을 합니다.

시빌 베인도리언이 사랑했던 가난한 여배우입니다. 평소 노동자 계층이 주로 찾는 허름한 극장에서 셰익스피어 희곡을 연기했으나, 도리언과 사랑에 빠진 후 연기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녀의 비극적 죽음은 도리언 영혼의 첫 번째 타락을 의미합니다.


줄거리 요약

[초상화와 소원]

바질 홀워드는 아름다운 청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화를 완성합니다. 이 자리에서 도리언은 바질의 친구인 헨리 워튼 경을 만나게 되고, 헨리의 쾌락주의 철학에 영향을 받습니다. 자신의 초상화를 보며 도리언은 "내가 언제나 젊고 이 그림이 대신 나이를 먹을 수 있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난 뭐든지 바칠 텐데! 내 영혼이라도 기꺼이 내어줄 거야!"라고 소원을 빕니다. 놀랍게도 이 소원은 이루어집니다.

[시빌 베인과의 비극]

도리언은 가난한 여배우 시빌 베인과 사랑에 빠집니다. 그러나 시빌이 도리언에 대한 진실한 사랑으로 인해 무대 위에서 연기력을 잃자, 도리언은 그녀에게 실망하여 매정하게 그녀를 버립니다. 이로 인해 절망한 시빌은 자살하고, 도리언은 초상화에서 최초의 변화를 발견합니다 - 그림 속 자신의 얼굴에 야비한 미소가 나타난 것입니다.

[타락의 길]

시빌의 죽음 이후, 도리언은 헨리 워튼 경의 쾌락주의적 사상에 더욱 깊이 빠져들어 타락한 삶을 살기 시작합니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감각과 쾌락을 추구하며, 헨리 경으로부터 받은 '황색 책'(프랑스 쾌락주의 소설)의 영향으로 더욱 타락해갑니다. 그가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초상화는 점점 더 추악하게 변해가지만, 도리언 자신은 여전히 젊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합니다.

[바질의 죽음과 도리언의 최후]

18년이 지난 후, 바질 홀워드가 도리언을 찾아와 그의 추문에 대해 언급합니다. 도리언은 바질에게 자신의 변해버린 추악한 초상화를 보여주고, 바질은 충격을 받습니다. 도리언은 바질을 살해하고 그의 시체를 화학 약품으로 처리해 증거를 없앱니다.

점점 더 타락해가는 도리언은 양심의 가책과 초상화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립니다. 결국 도리언은 초상화를 파괴하려고 바질을 죽였던 칼로 초상화를 찌릅니다. 그 순간, 하인들이 도리언의 끔찍한 비명 소리를 듣고 방에 들어가보니, 늙고 추악한 모습의 도리언은 사체가 되어 있고, 젊고 아름다운 도리언의 초상화가 벽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의 영혼은 결국 자신의 본 모습을 되찾게 된 것입니다.


작품의 핵심 주제와 상징

[아름다움과 쾌락의 추구]

이 소설은 아름다움과 쾌락의 추구가 어떻게 인간을 타락시킬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헨리 경의 말처럼 "젊음이야말로 간직할 가치가 있는 유일한 것"이라는 관점은 얼마나 위험한지를 도리언의 파멸을 통해 보여줍니다.

{당신 같은 인물이라면 못 할게 없겠지. 세상은 한동안 당신에게 속할 거요…. 젊음! 젊음! 세상에서 젊음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단연코 없다오!}

[인간의 이중성]

도리언의 아름다운 외모와 추악한 영혼의 대비는 인간의 이중성을 상징합니다. 초상화는 도리언이 감추고 싶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 즉 그의 영혼을 나타냅니다. 이 작품은 종종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와 함께 인간의 이중성을 탐구하는 대표적인 소설로 언급됩니다.

[초상화의 상징성]

초상화는 도리언의 영혼을 상징하며, 그의 모든 죄와 악행의 결과를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인간이 자신의 행동과 그 결과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도덕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화려한 응접실에서 검은 연미복과 흰 조끼를 입고 정면을 응시하는 남성. 그는 도리언 그레이다. 고풍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그가 지닌 미묘한 표정이 도리언 그레이의 비밀스러운 내면을 암시하는 듯하다.


현대적 의미와 영향

[도리언 그레이 증후군]

현대 정신의학에서는 나이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젊음에 집착하는 정신질환을 '도리언 그레이 증후군'이라 부릅니다. 13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외모 지상주의와 젊음에 대한 집착은 여전히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SNS 시대의 자기 이미지]

현대 사회에서 SNS를 통해 보여지는 완벽한 이미지와 실제 자아 사이의 괴리는 도리언의 이중성과 매우 유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SNS에서는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만을 보여주지만, 실제 삶은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예술과 도덕의 관계]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장했지만,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역설적으로 도덕적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현대 예술계에서도 여전히 논쟁되는 주제로, 예술의 자율성과 도덕적 책임 사이의 균형에 대한 고민을 남깁니다.


결론 : 리뷰

도리언 그레이는 바질에게 말합니다.

{당신은 언제까지 날 좋아해 줄까요? 주름이 처음 생기기 전 까지겠죠. 이제 알겠어요. 사람이 훌륭한 용모를 잃으면 그것이 뭐든 간에 다른 모든 것도 잃는다는걸. 당신 그림은 내게 그걸 가르쳐줬어요. 헨리 워튼 경의 말은 완벽하게 옳아요. 젊음이야말로 간직할 가치가 있는 유일한 거예요. 내가 나이가 더 들어서 그 사실을 깨달았다면, 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을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젊음의 가치를 알게 되는 건 사실입니다. 자신이 젊음에 속해 있을 땐 반짝반짝 빛나는 젊음의 진정한 가치를 알지 못합니다. 도리언 그레이는 자신이 나이가 더 들어서 그 사실을 깨닫는다면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겠다고 극단적으로 말하지만 사실 그렇게 뒤늦은 깨달음 뒤엔 후회라는게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때 그걸 알았더라면, 그때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라는 생각 뒤에는 수만 가지 소회가 따릅니다.

“오스카 와일드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서 인생이라는 포도를 단물만 빨아먹고 버리는 사람이 아니라 씨까지 다 씹어먹는 사람이고 싶다고 했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끝까지 다 꼭꼭 씹어먹고 싶어요.” 라고 박웅현은 자신의 저서를 빌어 말했는데, 나 역시 오스카 와일드의 멋진 서문을 지나 도리언의 아름다움 앞에 잠깐 멈춰 섭니다. 포도씨까지 꼭꼭 씹어 먹듯 천천히 끝까지 음미하며 내것으로 소화하고 싶다는 바램으로.

도리언이 감춘 것은 자신의 가장 약한 부분이자 추한 모습이었던 자신의 '영혼'이었습니다. 그는 아름다운 육신으로 자신의 타락한 영혼을 감추려 했지만, 결국 자신의 내면을 직면하고 파멸에 이릅니다. 아름다움과 젊음에 대한 집착이 어떻게 인간을 타락시키고 파멸로 이끄는지 보여주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단순한 도덕적 우화를 넘어, 인간 본성의 복잡함과 아름다움에 대한 집착이 가져올 수 있는 비극을 깊이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예리한 통찰력과 화려한 문체로 쓰인 이 소설은 발표된 지 13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우리에게 자신의 영혼과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강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포도씨까지 꼭꼭 씹어 먹듯" 이 작품을 천천히 음미하며 읽는다면, 우리 자신의 내면과 사회의 가치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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