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가 삼키는 나를 구하는 법 – 『리어 왕』과 감정 조절의 기술

당신은 '누군가에게 꼭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에 사로잡혀 밤을 새운 적 있나요?
배신당한 쓰라림, 부당하게 당한 모욕, 갑자기 닥친 불행의 원인이 타인에게 있을 때... 우리는 ‘내가 반드시 이 일을 갚아주리라’는 독한 다짐을 하곤 합니다. 그 순간만큼은 복수심이 우리에게 힘을 주고,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시켜 주는 듯도 하지요. 저 역시 인간관계에서 깊은 배신감을 느꼈을 때, 복수의 상상 속에서 위안을 찾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복수의 감정은 양날의 검과 같습니다. 쇼펜하우어는 월터 스콧의 말을 인용하며 말했습니다.
“복수는 지금까지 지옥에서 요리된 음식 중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다.”
달콤함은 더없이 강렬한 유혹으로 다가오지만, 그 단맛의 이면에는 건강을 해치는 독이 숨어 있다는 걸 우리는 알지요. 오늘은 세계 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복수 이야기인 알렉상드르 뒤마의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통해, 복수심 극복하기와 복수 심리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기다려라, 희망하라. 모든 인간의 불행에는 끝이 있다.” — 『몬테크리스토 백작』
1815년 프랑스 마르세유. 젊고 유능한 선원 에드몽 당테스는 선장이 될 예정이었고, 사랑하는 메르세데스와의 결혼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질투에 사로잡힌 동료 당글라르, 메르세데스를 탐내는 페르낭, 그리고 그들과 결탁한 판사 빌포르에 의해 당테스는 보나파르트 지지자라는 무고한 누명을 쓰고 이프 섬의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14년의 감금 생활 동안, 당테스는 노인 수감자 파리아 신부를 만나 폭넓은 지식을 배우고, 엄청난 보물이 숨겨진 몬테크리스토 섬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마침내 탈옥에 성공한 당테스는 보물을 찾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만듭니다.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파괴한 사람들에게 철저하고 치밀한 복수를 계획합니다.
당테스의 복수는 단순한 보복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을 파멸시킨 이들이 지금 누리고 있는 명예, 부, 가족, 사랑 등 모든 것을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무너뜨립니다. 당테스는 말합니다:
“신은 용서할 수 있다. 인간은 복수할 수 있다.” — 에드몽 당테스
당신도 혹시 당테스처럼 ‘완벽한 복수’를 꿈꾸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당테스의 여정이 어떻게 끝났는지 주목해보세요.
소설 속 당테스의 극단적인 복수는 우리 일상에서도 작은 형태로 나타납니다. 직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친구나 연인에게 배신당했을 때, 혹은 SNS에서 누군가의 무례한 댓글에 분노할 때, 우리는 “언젠가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어”라는 생각을 품게 됩니다.
제 친구 중 한 명은 직장 상사의 부당한 처사에 깊은 분노를 느꼈습니다. 몇 달 동안 그는 상사의 약점을 찾아내고 그를 곤경에 빠뜨릴 계획에 몰두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작 자신의 업무 성과는 떨어졌고, 건강마저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그는 말했습니다.
“복수를 계획하는 동안 내가 더 큰 대가를 치렀다.”
사람에게 이런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심리학자들은 복수심이 공정함에 대한 본능적 욕구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합니다. 불공정하게 대우받았다고 느낄 때, 그 균형을 맞추고자 하는 심리가 복수심으로 표출되는 것이죠.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당테스처럼 14년을 기다리며 완벽한 복수를 계획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대신 우리는 소극적 공격성, 뒷담화, 관계 단절, 혹은 소셜미디어를 통한 명예훼손 등의 형태로 복수심을 표현하곤 합니다.
이런 행동들이 과연 우리에게 진정한 해방을 가져다 줄까요? 당신은 지금 어떤 형태의 복수심을 안고 있나요? 그 감정이 당신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까.
필립 짐바르도의 ‘루시퍼 효과’는 상처받은 사람이 어떻게 가해자로 변모하는지를 보여줍니다. 복수심에 사로잡힌 사람은 자신이 정의의 실현자라고 믿지만, 그 과정에서 점차 자신이 비난하던 대상과 닮아가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복수심에 지속적으로 사로잡히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상승하고, 면역 기능이 저하됩니다. 몸과 마음이 끊임없이 ‘전투 태세’를 유지하면서 전반적인 건강이 악화되는 것입니다.
“누구든 자신이 신의 대리인이라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교만이다.” — 에드몽 당테스
또한 복수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결정 마비’ 상태에 빠지기 쉽습니다. 모든 에너지가 복수라는 목표에 집중되며, 개인적 성장, 관계 형성, 행복 추구와 같은 삶의 중요한 결정이 흐려지게 됩니다.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에서는 복수심의 근원이 되는 공격성과 시기심에 대해 다룹니다.
공격성의 법칙은 모든 인간에게 공격적 충동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승화시킬 것을 제안합니다. 당테스의 에너지가 복수에만 쏟아졌다면, 현대인은 이 에너지를 경쟁, 창조, 혁신의 원동력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시기심의 법칙은 타인의 성공에 대한 질투가 복수심의 핵심 요소임을 강조합니다. 시기심은 미충족된 욕망을 반영하는 감정이며, 이를 통해 우리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자문하게 됩니다.
로버트 그린의 『전쟁의 기술』에서는 “상대의 약점을 서서히 잠식하라”는 전략을 설명합니다. 이는 당테스의 복수 방식과 유사합니다.
그러나 그린은 “파멸을 조심하라”고 경고합니다. 복수에 몰두하다 보면 자신도 함께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한때 오랜 친구에게 상처받고, 복수심에 사로잡혀 그 친구의 평판에 흠집을 내려 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다른 소중한 관계까지 잃게 되었고, 복수는 내게 더 큰 손실로 돌아왔습니다.
탈무드에는 “복수는 두 개의 무덤을 파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복수심은 자신도 해치는 감정입니다. “화가 나면 하루를 기다리고, 증오를 느끼면 이틀을 기다려라”는 조언은 그만큼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는 지혜입니다.
깊은 호흡과 인내는 분노를 다스리는 기반이 됩니다.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순간적으로 통쾌할 수 있으나, 결국 상황을 악화시키고 자신의 평판을 해칠 수 있습니다.
가장 강력한 복수는 ‘더 잘 사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상처를 되갚으려 하기보다, 나를 성장시키는 데 집중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상대를 가장 크게 무너뜨리는 방식일지도 모릅니다.
“인생의 모든 지혜, 모든 진리, 모든 행복은 이 두 단어에 있다: 기다리고 희망하라.” — 에드몽 당테스
복수심은 정의를 향한 깊은 외침입니다. 하지만 그 외침을 복수로만 풀려 한다면, 우리는 긴 터널을 거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끝에서 깨닫게 되겠지요 — 진정한 자유는 복수의 성취가 아니라, 그 감정으로부터의 해방이라는 것을.
당신의 분노는 정당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에 머물지 말고, 창조와 성장을 위한 에너지로 전환하세요. 그것이 진정한 승자의 길이며, 상처를 딛고 더 나은 나로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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